2024년도 제77차 대한통증학회학술대회 및 연수교육

인사말

제77차 대한통증학회 학술대회 및 연수교육을 맞이하며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 어느 시인의 울부짖음이 현실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봄은 옵니다. 차가운 얼음과 냉혹한 눈발속에서도 처절하게 싸워 이겨낸 꽃이 피는 봄은 반드시 올 것입니다.

벌써 제77차 대한통증학회 학술대회입니다. 그동안 수많은 어려움과 위기속에서도 이토록 훌륭한 만남의 장을 77번이나 만들어 온 것은 대한통증학회 모든 회원들 덕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라도 놓치지 않으려고 눈을 부릅뜨던 선후배 동료 통증 의사 덕분 입니다. 지금의 무도함으로 인해 사랑하는 동료, 후배, 제자들이 고통받는 혼란의 한가운데에서 한가롭게 학문을 논하는가 하며 호통의 목소리도 들리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럴수록 아니 그렇기에 오히려 우리의 근간인 통증의학을 굳건히 해야 한다는 것이 저와 대한통증학회 모든 회원의 의지라고 믿습니다.

작년에 부산에 이어 이번에는 광주입니다. 민주화의 상징이며, 생각만해도 입안에 침이 고이는 미향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2024 Global Year issue 인 integrative pain care에서 technology, Digital Healthcare 등의 논의를 시작으로 통증 기초의학, 암성 통증, 신경병성 통증, 통증 초음파학 등이 다양하게 펼쳐질 것입니다. 연수교육에서는 스포츠의학, 노인의학, 재생의학적 접근을 통한 통증의학의 새로운 방법을 모색 하는 시간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개원가에서 대가로 꼽히는 원장님들이 특별한 비법을 기꺼이 공개하는 시간도 있습니다.

원래 이번 학회에서는 그동안 오래 준비해온 전공의 대상 통증의학 퀴즈 쇼 [도전! 통증 골든벨]을 야심 차게 개최하려 하였습니다. 참가한 모든 전공의들에게 푸짐한 상품을 그리고, 소속의국에게도 ‘특별한’ 시상을 하기로 하였었습니다. 너무도 아쉽습니다. 아기의 울음소리가 끊어져 버린 대한민국 처럼 전공의의 밝은 웃음이 없는 학술대회는 상상하기 조차 아쉽습니다. 우선은 전공의선생님들의 무료등록으로 조그마한 위안을 드리고자 합니다. 가을 학회에서는 어떻게든 다시 만들어 볼 것입니다.

추운 거리를 방황하고 있을 전공의들 걱정이 태산입니다. ‘의새’니 ‘범법자’니 강압적 언어로 호통치는 보건복지부와 정부의 태도는 옳고 그름을 떠나 국민 모두를 범죄자 취급하던 평소의 구태를 그대로 답습하고 있습니다. 차분히 논의할 틈도 주지 않고 술자리에 안주 추가하듯 숫자발표만 하는 작태는 최소한 국민생명과 직결되는 의료의 중차대함을 안중에 두지 않는 근시안적 결정이고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에 대한 범법 행위입니다.

먼저 필수의료를 강화하고 공공의료에 대한 정부의 비전을 보여주었어야 할 것입니다. 통증의학의 분야가 얼마나 필수적인지, 그래서 최소한 제대로 수련을 받은 전문가에게 그 권한을 구체화하는 인력기준의 강화가 더욱 절실한 순간입니다.

아름다운 광주에 봄이 오고,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는 상식적 사회가 이루어지는 5월, 우리 전공의들과 함께, 그리고 많은 우리 동료 통증 의사들과 함께 꼭 만나기를 기대합니다.

2024년 3월 9일
대한통증학회 회장 이 평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