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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

인사말

약물치료 연수강좌를 열며

 앞이 보이지 않습니다. 말도 통하지 않습니다. 이정도면 이젠 ‘헤어질 결심’인가 봅니다. 조정기간은 촉박하고, 이대로 각자의 길을 가기에는 자식과 같은 제자들이 눈에 밟힙니다. 국민의 생명과 한국의료의 미래 간에 다 관심 없고 일부 지지층만 믿고 간다는 담화에 자포자기의 심정 입니다. 그러나 그러기에는 욕 얻어먹으며 버텨온 세월과 앞으로 더 많은 시간 고생할 제자들 그리고 국민들의 건강마저 무너질 까봐 걱정에, 오늘 하루도 버티고 노력하리라 메마른 세수를 하며 다짐합니다.

무엇보다도 마취통증의학과 의사로서 결코 외면할 수 없는 환자들의 고통은 끝까지 보듬고 가야 할 것입니다. 2024년 약물치료 연수강좌는 그런 의지의 표현이라 단언합니다. '기존에도 많은 약을 드시고 있는데 또 한 움큼 처방한다', '자꾸 비싼 비급여 약제만 사용한다.', '환자를 봉으로 안다.' 는 등 이번 의료 농단 사태를 틈타 더욱 언론에서 제기하고 있는 마타도어 입니다. 억울하기도 하고, 정부와 언론에 현혹되어 휩쓸리는 사람들을 보면 안타깝기도 합니다.

그러나, 만약 우리가 안이하였거나, 환자들에게 세심하지 못하였다면 반성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우리 대한통증학회가 앞장서서 개선하고자 합니다. 통증 치료에 사용하는 약물의 효능과 각종 부작용 그리고 그에 대한 조치 등에 대한 각종 연구 들을 통해 축적된 결과를 다시한번 점검하고, 새롭게 발견된 사항에 대해 최신지견으로 무장해야 합니다. 1년에 한번씩 이러한 반성(reflection)과 개선 (refresh)의 시간을 가질 수 있다는 것은 대한통증학회로서는 참으로 큰 기쁨이고 회원들에게는 큰 기대 입니다. 이에 이 절망적이고, 엄혹한 시기에 굴하지 않고 ‘2024년 대한통증학회 약물치료 연수강좌’를 개최하는 바입니다.

올해에는 근골격계 통증, 신경병성 통증, 골다공증, 마약류 진통제, 다양한 대증요법, 감염 예방과 치료라는 6가지 주제에 대해 논의하는 시간을 가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상기하고, 고민하며, 새로운 지식을 얻을 수 있도록 대한통증학회와 타학회의 검증된 유명 연자들을 어렵게 모셨습니다. 매일 처방하는 약제이지만, 약이라는 것이 가지고 있는 오묘한 효과와 그에 반해 무서운 부작용에 대해서 하나하나 펼쳐서 살펴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무더운 여름날, 생각만으로도 불난 집에 부채질한 듯 더욱 열불나는 시기이겠지만, 혹독한 시련을 지나 더욱 더 독해진 실력으로 거듭날 한여름의 잔치를 만끽하시기 바랍니다.

헤어질 결심마저…



대한통증학회 회장 이 평 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