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래 없는 한파와 그 보다 더한 경제적 위기에 대한 불안감이 모두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코로나 비대면을 이겨내고 새해 첫 연수강좌인 TPI 연수강좌를 대면으로 시작합니다. 아무리 온라인 강의에 익숙해 지려고 하다가도 역시 뜨거운 열기가 느껴지는 강의실에서 입모양을 따라 목소리가 전달되는 생생함이 그리운 것은 기분탓은 아닐 것입니다. 왠지 그래야 머리에 잘 들어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번에 목과 상지, 흉추와 체간, 요하지등 신체의 해부학적 구분에 따라 알기 쉬운 통증유발점 주사를 위한 근육들에 따른 증상과 합병증, 증례 등을 일목요연하게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그 해부학적 위치에서 그 근육이 가진 역할과 고통의 의미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주변의 수많은 근골격계 통증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자신감이 생길 것입니다. 나아가 재활의학과 선생님들의 도움을 받아 스트레칭, 테이핑, 근력강화 운동 등 보조요법에 대해서도 각 부위마다 하나씩 배우는 시간도 마련하였습니다.

특강시간에는 작년에 비대면으로 들었던 근육의 기본구조와 생리에 대한 한희철 교수님의 명강의를 다시한번 마련하였습니다. 막연히 알고 있던 근육의 생리와 통증유발점의 발생원인 등을 최신의 연구결과와 초고해상도의 사진 등으로 실감나게 감상할 수 있습니다. 임상의사로서 환자들의 요구와 씨름하다 보면 그 치료효과에 뿌듯해 하다가도 가끔 밑천이 떨어져 간다는 느낌에 초라한 기분이 들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처럼 최신연구와 조금은 깊이 있는 학문의 세계에 빠져 보는 시간은 보상적 희열감마저 안겨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그 시간대 옆자리에서 서로의 표정으로 확인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결국 위기에는 기본을 지키고 버티는 것이 이기는 것이라고 하기도 합니다. 통증치료의 기본 중 하나는 역시 근근막통증증후군에 대한 이해와 TPI 주사 치료법일 것입니다. 최근에 이러한 근근막통증증후군과 TPI 와 유사한 식의 다양한 공부모임 등이 활동하고 있다는 것도 잘 알고 있습니다. 물론 통증학회에서는 이러한 공부들이 환자들을 위한 의료진의 고민의 과정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또한 소중한 공부를 함께 포용하고자 하기도 합니다. 반면 이의 활용이 마치 전가의 보도인 것처럼 혹세무민하는 것은 임상의사로서, 과학자로서의 태도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어렵게 노력한 신경차단술 등의 급여항목을 거리낌없이 도용하는 것도 반대합니다. 항상 검증하고 근거를 마련하고 겸허하게 공부하는 것이야 말로 기본중의 기본일 것이기 때문입니다.

기본에 충실한 첫 학회 행사에 많이 참석하셔서 풍요로운 한해를 기약하시기 바랍니다.

2023년 3월을 기다리며
대한통증학회 회장 이평복